김연아 같은 사람을 보면 늘 궁금했습니다.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오래 묻지 않는다는 점.
물론 고민이 없었을 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 그녀는
“왜?”라는 질문에 머무는 사람이 아니라
“한다”를 반복하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그 반대에 가까웠습니다.
왜 이걸 해야 하는지,
이 방법이 최선인지,
다른 선택지는 없는지.
생각은 깊어졌지만
움직임은 늘 느렸습니다.
완벽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냥 미뤘다
돌이켜보면
거창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미뤘던 것 같습니다.
게을렀던 날도 많았고,
막상 시작해놓고도
“이 정도면 부족한데?” 싶으면
그냥 지워버렸습니다.
잘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초안을 쓰고,
다시 고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예 없던 일로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결과도 같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완벽하지 않아서 공개하지 않았던 글들은
완벽해질 기회조차 얻지 못했습니다.
저는 물건을 살 때도 그렇습니다
저는 물건을 쉽게 사지 못합니다.
리뷰를 찾아보고,
비교 영상을 보고,
스펙을 정리하고,
가격 변동을 확인합니다.
그러다 “다음 버전이 곧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지금 당장 사지 않고 기다립니다.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그 기다림이 항상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완벽한 제품은 없고,
완벽한 타이밍도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무엇을 선택했는지가 아니라
선택 이후에 어떻게 사용하는지였습니다.
실행도 다르지 않았다
“조금 더 나은 시점에.”
“조금 더 준비가 되면.”
그렇게 기다리다 보면
결정은 늘 뒤로 밀렸습니다.
완벽한 순간은 오지 않았고,
완벽한 확신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앞서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한 전략보다 먼저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일단 한다는 태도.
완벽하지 않아도 시작하고,
틀리면 고치고,
부족하면 보완합니다.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에 붙잡히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차이가 결국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변명이 하나 줄었다
예전에는 이런 핑계를 많이 했습니다.
“혼자서는 정리가 어렵다.”
“글을 쓰려면 구조가 완벽해야 한다.”
“아이디어는 있는데 문장으로 만들기가 힘들다.”
그런데 지금은 다릅니다.
AI가 있습니다.
초안을 함께 만들 수 있고,
생각을 구조화할 수 있고,
정리되지 않은 문장을 다듬을 수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시작할 수 있는 도구가 생겼습니다.
이건 분명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의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도구가 없어서가 아니라,
여전히 시작하지 않는 태도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Doorun
Doorun은
대단한 브랜드가 아닙니다.
제 자신에게 하는 약속에 가깝습니다.
Doo + Run.
생각을 멈추라는 뜻이 아니라,
생각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다짐.
완벽하지 않아도 올리고,
부족해도 공개하고,
틀리면 고쳐가는 과정을 그대로 기록해보는 것.
이번에는
완벽한 다음 버전을 기다리지 않으려 합니다.
지금 이 버전으로 시작해봅니다.
Doo.
그리고 Run.
— 이찬두